올해는 한반도 전역이 유난히 뜨거웠는데 그래도 충북 영동의 천태산을 계획대로 다녀왔습니다. 비 소식은 간간이 있었지만 비는 오지않고 덥고 맑은날 산행하게 되었습니다. 막바지의 무더위 속에 결코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지만, 충분한 휴식과 페이스 조절 덕분에 완등했니다. 트랭글 기준 6.6km, 시간은 약 3시간 30분걸렸습니다.
천태산은 어떤 산인가 ?
천태산은 해발 714.7m로,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충북의 설악산’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암릉과 계곡, 울창한 숲이 조화를 이루는 산으로, 명산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암릉 구간과 직벽 구간이 곳곳에 있고, 주변 산세에 비해 홀로 우뚝 솟아 마치 하늘에 걸린 듯한 인상을 줍니다.
실제로 산 전체에 다섯 곳의 암벽 구간이 있으며, 이 중에는 70도 각도의 바위를 로프 하나에 의지해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어 기본 체력 없이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곳곳에 솟은 기암 하나하나가 전망 포인트가 되어주는 것도 이 산의 매력입니다.
영국사, 천 년의 역사를 품은 개산사
천태산 등산로 초입에서 만나는 영국사는 이 산의 역사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찰입니다. 통일신라 시대 원각국사가 창건했고, 고려 문종 때는 의천이 중창했으며, 조선시대에는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사찰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런 유서 깊은 이력에 걸맞게 경내에는 보물 제533호 삼층석탑과 보물 제534호 원각국사비 등 귀중한 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어, 등산로 입구에 있는 절이라기엔 그 무게감이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이 절의 상징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천 년 은행나무입니다. 나이는 약 1,000살로 추정되며, 높이 약 31m, 가슴높이 둘레는 약 11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입니다. 특히 서쪽으로 뻗은 가지 중 하나가 땅에 닿아 그대로 뿌리를 내리면서 마치 독립된 나무처럼 자라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이 은행나무를 먼저 감상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천태산을 찾는 이들의 공통된 코스입니다.
산행 내내 인상 깊었던 것은 놀라울 만큼 고요한 계곡이었습니다. 부러진 나무 한 그루 눈에 띄지 않았고, 계곡물도 시종일관 맑았습니다. 부산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이 있을 만큼, 실제로 마주한 산경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장마철에 방문하면 계곡의 3단 폭포에서 수량이 풍부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볼 수 있다고 하니, 계절에 따라 또 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엔 다소 애매한 거리였지만, 100대 명산 탐방을 함께하는 분들과 단체로 이동한 덕분에 즐겁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위가 한풀 꺾이고 본격적인 가을 산행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앞으로 더 활발하게 산행 계획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하며 블로그 일기를 씁니다..
천태산 가는 길 — 교통정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 기차 이용 시: 영동역 하차 후 123·125·127·128번 버스로 환승
- 버스 이용 시: 옥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711번 버스 탑승
- 다만 버스 운행 편수가 많지 않고, 정류장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도보로 걸어야 하는 구간(명덕리 하차 시 도보 약 1시간)이 있어 시간 여유를 넉넉히 두고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
- 서울 기준: 경부고속도로 또는 중부고속도로 이용 시 약 2시간 30분 소요
- 부산 기준: 남해고속도로 → 통영대전고속도로 또는 중부내륙고속도로 경유 시 약 3시간 소요
- 천태산은 한반도 중앙부에 위치해 있어, 전국 어디서 출발해도 당일치기 산행이 가능한 접근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이용이 한결 편리한 산입니다.
돌아보면 폭염 속에서 좀 두려웠지만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었던 천태산 산행이었습니다. 암릉과 직벽이 주는 스릴, 천 년 고찰 영국사와 은행나무가 전해주는 역사의 무게, 그리고 놀라울 만큼 고요하고 맑았던 계곡까지, 짧은 거리 안에 다채로운 매력이 응축된 산이었습니다.
명산 도전을 이어가시는 분들이라면, 계절이 좋을 때 한 번쯤 꼭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다음 산행에서는 이번보다 조금 선선해진 가을바람을 맞으며 또 다른 명산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